본문 바로가기

나의 일상

고양이 레이 중성화수술 후기



레이가 생후 5개월이 지나 6개월이 다 되어 갔습니다.

슬슬 발정이 올 시기가 되었습니다.

레이는 암컷입니다.


전에는 주마다 보통 100g씩 살이 늘다가, 점점 한 주마다 80g정도로 덜 찌다가

최근 1~2주 동안은 2.6kg에서 더 이상 몸무게가 안 늘고 계속 거의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다가

요번주에 2.7kg이 되었습니다.


레이에게 어른 고양이가 될 시기가 오기 시작한 건지

발정이 오려는 신호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행동으로는 바닥에 자꾸 퍼질러져 있기 시작했습니다.

몇 걸음 조금 걷다가 푹, 틱하고 옆배를 보이며 바닥에 들어눕습니다.

그러다 또 일어나서 몇 걸음 조금 걷다가 또 바닥에 옆으로 퍼질러집니다.

이러는 횟수가 3~4번 되더니 하루 하루가 지나갈 수록 5~6번, 9~10번으로

자주자주 이러한 행동을 합니다.

말 그대로 바닥에 퍼져있기 시작합니다.

평소에도 잘 누워있고 식빵자세를 잘하는 레이이지만

평소보다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바닥에 누워있는 시간과 횟수가 증가했습니다.


동물병원에 수의사 선생님께 발정시기를 여쭤보고
중성화수술 날짜를 미리 예약하여 잡아놓았습니다.

그런데 동생 아롱이가 집에 오게 되어서 수술 날짜를 1주 반 후 정도로 미뤄하기로 하였습니다.

전에 수의사 선생님께 발정시기와 발정증상에 대해서 여쭤봤을 때

애교가 맣아지고 다리에 자신의 몸을 부비부비하는 횟수가 많아진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레이는 나에게 와서 내 다리에 가끔식 비비거나 스쳐지나가고,

몇 시간만에 만났을 때는 반갑다는 표시인지 왜 이제왔냐는 표시인지 보고싶었다는 표시인지는 몰라도

내 다리에 열심히 비비면서 반가움을 표현해줬습니다.

바닥에 들어눕는 횟수는 많았졌지만만 부비부비하는 것은 평소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또 보였던 특징은 레이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 레이가 기운이 없어보였습니다.

뭔가 애가 좀 시무룩해보이고 무기력해보였습니다.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 기운과 함께 레이를 보면 이제 어른 고양이가 되어가려는 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전보다 확실히 다른 느낌을 풍겼습니다.


우리 고양이 레이는 평소에도 입맛이 짧고 매우 까탈스럽습니다.

아마 처음에 레이 혼자 키울 때 너무 오냐오냐 받들며 키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주 까탈스런 공주님이 다 되셨습니다.


공주님의 까탈스런 입맛에 대해서 얘기를 풀어보자면

습식사료를 전에 줬던 맛과 같은 맛을 드리면 싫어합니다.

초반에는 같은 맛을 줘도 모두 냠냠 잘 먹었는데

어느 순간 같은 맛을 이어 주면 싫어합니다.


아롱이가 와서 나름 경쟁심이 붙어서 식욕이 전보다 폭발할까 싶었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여전히 예전과 같은 짧고 까탈스런 입맛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레이가 싫다고 안 먹거나 몇 번 핥아먹고 남은 것은 모두 아롱이가 설거지해주고 있습니다.

아롱이는 레이와 다르게 가리는 것이 없고 모든지 주는대로 감사합니다하며 잘 먹습니다.


평소에도 이런데 발정시기가 오기 시작하니 입맛이 더 짧아지고 까탈스러워졌습니다.

애가 잘 안먹으니 괜히 속이 상하고 그렇습니다.

아롱이와 경쟁심을 부추겨봤지만 한 두번만 열심히 먹어줬을 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먹고 싶은 맛을 골라서 먹게해도 몇 번 먹고 말거나 아예 먹질 않습니다.


간식도 같은 맛을 연달아 주면 싫어합니다. 다른 맛으로 골고루 맥여드려야 합니다.

전에는 무첨가, 무보존료 무슨 뭔가 좋아보이는 츄르를 주면 잘 먹었는데

다른 츄르를 맛보더니 그게 맛있었는지 전 츄르를 주면 입도 안댑니다.

이 다른 츄르는 그런 것은 안 써있는 것을 보면 뭔가 첨가되어있는 것이 많아 보입니다.

다른건 안 먹어도 이 것은 잘 먹는 것을 보면 분명 뭔가 MSG같은 것이 팍팍 들어가서

우리 레이님의 입맛을 홀려버릴 정도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다행히 건사료를 틈틈히 냠냠 잘 챙겨먹습니다.

쑥쑥 클때인데 잘 안 먹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건사료를 틈틈히 잘 챙겨먹어서

약 2주만에 몸무게가 100g이 증가하였습니다.


우리는 레이를 중성화수술을 발정이 오면 내는 이상한 소리가 내기 전에,

발정이 오기 전에 수술을 시켰습니다.

수술 전 날 밤에 애가 다음날 아침에 금식해야되니

간식을 먹이고 사료를 두둑히 담아 먹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수술날 당일 아침에 금식을 시켰습니다.

물도 먹이면 안된다고 하셔서 사료와 물을 아예 못 먹게 레이가 못발견하도록 치워버렸습니다.

레이가 배고프고 목마른지 물과 사료가 있던 자리에 가서 찾고 부엌에 먹을 것이 없나 순찰하셨습니다.

아빠는 레이가 불쌍해보셨는지 조금만 주면 안되냐고 하셨지만

레이의 성공적인 수술 결과와 회복을 위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아침에 병원에 가서 수술을 시키고 오후에 가서 데리고 왔습니다.

평소에 잘 안 먹은 것이 걱정되어 영양제를 추가로 맞춰주었습니다.

수술 받고 집에 온 레이의 모습을 보니 안쓰럽습니다.

몸이 많이 차서 담요를 덮어주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변을 봤길래 환묘복을 갈아주었습니다.

자꾸 소변이 한방울 한방울 나와서 아래 소변패드를 깔고 소변을 틈틈히 닦아주었습니다.

밤이 되니 애가 정신이 깼는지 일어납니다.

정신이 깨서 그런지 더 이상 흘리는 소변이 없었습니다.

몸은 좀 따뜻해졌지만 얼굴쪽이 계속 차서 담요를 덮어줬더니 싫다고 합니다.

자기가 편한대로 있도록 놔두고 옆에서 지켜만 봐줍니다.


다음 날 아침까지는 계속 하루동안 금식입니다.

무언가를 먹이거나 물을 먹이면 토를하며 고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레이는 넥카라를 너무 싫어합니다.

그래서 환묘복을 만들어서 입혔습니다.

환묘복은 병원에서 구입하면 비싼고 중성화수술시기에 한 번 입히고 마는 일회용 사용이 대부분이라고 해서

인터넷에서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보고 안 입는 탄력있는 레깅스를 잘라서 입혀줬습니다.


수술 당일에는 아롱이와 격리시켜줬습니다.

아롱이는 레이가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레이가 없는 동안 풀이 죽고 구석에 박혀서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레이를 보고 나서는 구석이 아닌 거실이나 방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혼자 잘 놀았습니다.

아롱이가 레이에게 많이 의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날 레이는 슬금슬금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사료를 몇 알 조금 먹고, 물도 챱챱 마시고, 약도 먹고, 간식도 먹였습니다.

회복이 잘 되길 바랄뿐입니다.


3일 정도는 조심 조심히 움직이고 행동하며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합니다.

그리고 바닥에서 많이 잤습니다.

아롱이가 레이에게 너무 칭얼대거나 놀자며 심하게 괴롭히는 것 같아보이면

아롱이를 레이곁에서 떼어놓았습니다.

레이는 아픈지 아롱이를 상대해주지 않네요.

다른 고양이는 수술 당일에만 격리시키시면 되고 그 후에는 평소처럼 같이 두셔도 됩니다.


3일 후에는 아픈 것이 싹 사라졌는지

점점 돌아다니는 횟수가 많아지고 아롱이가 놀자고 달려들면 조금씩 상대해줍니다.

나중에는 평소처럼 서로 물고 뜯고 꼬리잡고 하면서 잘 놉니다.

그리고 높은 곳에도 잘 뛰어올라옵니다.

환묘복은 계속 입혔는데 중간에 한번 환묘복도 다 벗겨지고 수술부위를 감싼 패드도 다 떼어놔서

새벽에 발견하고 새 패드를 붙여주고 옷을 입히느라 조금 고생을 했네요.

넥카라를 너무 싫어하는데 환묘복은 잘 적응해주었습니다.


20일 이틀 전쯤 레이혀가 검은색이 되었습니다.

헉 뭐지.. 왜 그러지 어디가 아픈가 싶었습니다.

그루밍할 때 옷도 같이 핥게 되는데 혹시 혀에 착색이 된건가 싶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옷은 여러번 빨래를 했었던 옷이였고 색이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옷이였습니다.

동물병원에 전화해보니 혀에 섬유, 옷의 실이 끼어서 그런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상대로 옷에 의한 착색은 거의 힘들다고 하시네요.

개인적으로 제거해보고도 혹시 계속 심해지면 내원하라고 하셔서

레이가 엄청 싫어했지만 칫솔로 열심히 혀를 닦아주었더니 혀가 깨끗해졌습니다.

레이는 화내고 싫어하는 모습도 귀엽습니다.

어두운 색의 옷이여서 그 색의 섬유가 혀에 달라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고양이 혀는 사포같습니다.


계속 옷을 핥게 되면 안될 것 같아

몸 전체를 감쌌던 옷을 잘라서 고무줄을 넣어 바지 형태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입혀주니 바지가 아니라 기저귀를 입혀놓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싫어하는 넥카라를 잘라서 달아주었습니다.

넥카라가 크고 시야를 너무 가리고 무서워서 싫어했던 것인지

변형해서 달아준 넥카라에 적응을 생각외로 잘합니다.

환묘복은 벗길 수가 없는 것이 수술부위를 보호하는 패드를 귀신같이 뜯어버리기 때문에

우리 레이에게는 무조건 입혀줘야합니다.



실밥은 수술 후 7일~10일 후에 뗄 예정입니다.



고양이의 발정 시기와 증상, 고양이의 중성화수술에 대한 정보와 비용 등에 대해서 궁금하시면 이 문장을 클릭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