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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컴퓨터 파일 비우기






 집에 있는 XP버전 데스크탑에는 언젠가 보려고 나뒀던 영상 파일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여행관련 영상이다.


 나의 예전 꿈 중 하나는 세계여행을 하는 것 이였다. 세계의 여러 곳곳을 여행다니면서 여러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나름 관심도 많은 편이였지만 여행 자금 부족 및 상상만 했을 뿐 구체적인 행동 실행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생각만 했을 뿐 행동하지 않았다. 그래도 관심은 많고 적어도 기본적인 정보는 알아야겠다 싶어서 언젠가 봐야지하고 여행 관련 동영상들을 야금야금 모았던 것 같다. 야금야금 모았던 파일들이 이제 엄청나게 많아졌으나 난 여전히 가지고만 있을 뿐 몇 년이 지났는데도 보지 않고 있었다. 아마 그 수많은 파일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이미 나는 그 곳에 대한 정보들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정작 제대로 아는 것은 정말 얼마 안되면서.. 마치 책장에 몇 년 동안 읽지도 않는 책들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나는 이렇게 많은 책을 가지고 있으니 이 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거야. 나는 참 똑똑하고 지적인 사람이야. 음하핫.' 하는 것 처럼 말이다.
 예전엔 너무 미친듯이 이곳저곳 해외여행을 꼭 가고 싶었다. 안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엔 가고 싶은 곳들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적어졌다. 생각해보니 예전의 나는 아직 해외로 나가본적이 한번도 없어서 해외로 나간다는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여행을 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당시 해외로 나가 경험을 한 사람들의 멋진 강연과 책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던 터라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해외로 나가면 뭔가 내가 갑자기 멋지게 확 바뀌고, 멋져 보일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세계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별로 세계여행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정말로 원했던 것이 아니였나보다.

 항상 컴퓨터 파일 용량이 부족하다고 투덜투덜 거렸다. 그래서 2TB 외장하드를 하나 더 사야되나 고민도 하고, 오래된 컴퓨터를 버리고 새로운 컴퓨터를 구입해야 하나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 불필요한 파일, 나를 위해 다운받았지만 적어도 3년 이상 쳐다도 보지 않았던 그 수많은 파일들..

모두 삭제했다.


 전에는 지우면 하나라도 없어지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정작 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모두 지웠는데 전혀 마음이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이 파일을 앞으로도 전혀 볼 일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다. 그 파일들이 없어도 충분히 다른 곳에서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어서 더 이상 그 보지 않는 불필요한 파일들은 필요가 없다는 것, 없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엔 이런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있으면 좋을 것 같으니까 버리면 안되는.. 언젠가 보겠지.. 있으면 좋은 건 맞지만 언젠가 볼 그 언젠가가 나에게는 오지 않았고, 한 두번 찾아 본 적은 있지만 볼때마다 잠들어버렸다. 영상이 지루했었나보다. 나에게 흥미가 생기지 않는 영상들이었나보다. 그러니 아무리 가지고 있어도 꺼내서 볼 일이 없지.
 파일들을 삭제하고 나니 후련했다. 내가 왜 이것들을 쓸데없이 껴앉고 있었을까 싶었다. 이 컴퓨터를 킬때마다 '아.. 영상들 봐야지.. 언제 다 보냐.'하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갑갑했었는데 말이다. 그 크고 무거운 파일들을 삭제하니 외장하드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겸사겸사 USB, 외장하드들, 컴퓨터들에서 불필요한 파일들을 비워내고 있다. 뭐 물론 아직도 많은 프로그램, 파일들, 즐겨찾기 사이트들이 있지만 차근 차근히 비워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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