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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옷 중간점검: Yay! 드디어 상하의 88개로 줄이다!



많은 사람들이그렇겠지만 나는 항상 옷장에 옷은 많은데 항상 입을만한 것이 없었다.
아침마다 입을게 없다고 불평불평.. 옷좀 사야겠다고..

그렇게 옷을 또 사면 역시 옷장엔 분명있는데 또 입을 게 없다의 무한루프...

그래서 옷을 비우기 시작했다.


미니멀리즘을 알기 전부터 옷에 대한 고통과 스트레스가 항상 있었고 내가 더 이상 사이즈가 작아서 입지 못하고, 맘에 들지 않아 버리고 싶어도 엄마가 그걸 왜 버리느냐 타박하시고 못 버리게 하기도 해서.. 눈치가 보여서 못 버리고 있던 옷들도 참 많았다. 몇년 전 중학생,고등학생때 입던 옷도 가지고 있던 나는 정리 정돈에 대한 책들을 좀 읽어보고(그때는 미니멀이라는 도서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안 입는 옷들을 사과상자에 쳐박아두고 하다 마음으로 굳게먹고 거의 반 이상을 비워냈다.


모두 기부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옷이 많았다. 어수선했고, 역시 입을 게 없었다.

평범하게 입고 다니지만 그래도 패션이나 뷰티에 무척 관심이 많았다. 더해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고 관리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옷장 관리 어플을 사용해보았지만 예전에는 백업기능이 없어서 폰을 초기화해야되는 경우나 폰이 맛이 가버리는 경우에는 힘들게 하나하나 등록한 옷들을 다시 등록해야 하는 노가다를 하려니 '그 많은 옷들을 언제 다시 등록하나...' 하고는 포기하고 안하다 다른 옷장 어플이 없나 찾아보았다. 찾고 찾다 mydressing이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다. (이 어플도 처음에는 백업기능이 없었다.)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기능으로 한 동안 잘 사용하고 가지고 있는 옷들도 코디하면서 알차게 몇 달 사용했지만 역시 요즘엔 손도 잘 안간다.

이제는 아주 귀찮아 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옷관련 습관 하나가 있는데, 바로 옷을 사면 바로 사진을 찍고 바탕을 하얗게 해서 컴퓨터에 옷 폴더에 잘 분류해 놓고 관련 정보를 기록해 놓는다. 인터넷에 사진이 있으면 쉽게 바로 저장해서 아주 좋은데 그렇지 못하면 일일히 찍어서 약간의 수고를 더해야 하지만 습관이 되어서 바로 해버린다. 그리고 업데이트 할 새 옷은 역시 옷장 어플에도 넣어 놓는다. 이는 옷 뿐만 아니라 신발, 가방, 심지어 반지하나 목걸이까지 모두 했다. 처음엔 옷만 하다가 사실 그 많은 악세사리 일일히 찍어 관리하는 것도 일이라 귀찮아서 안하고 있다가 언젠가 맘을 먹고 싹 해버렸다. 나는 금이 아닌 이상 보통 시중에 파는 금이 아닌 귀걸이를 착용하면 귀에 자꾸 염증이 생겨서 귀걸이를 많이 처분했다. 목걸이는 알러지가 없었는데 갑자기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목걸이도 다 처분하고 현재는 착용하지 않는 진주목걸이만 하나 있다. 큐빅이 하나 있는 심플한 목걸이를 사고 싶긴 한데, 아직 목걸이를 크게 찰 일도 없고 목걸이 메는 것도 귀찮아서 구입을 계속 미루고 있다. 반지는 손을 씻을 때 귀찮고, 팔찌는 여름에나 좀 착용하는 편이다. 요즘에 악세사리는 거의 안하게 된다. 특히 손에 뭔가가 있으면 매우 불편하다. 특히 반지가 그렇다.


아, 물론 의류뿐만 아니라 이제는 물건도 파일을 만들어 폴더에 저장을 해놓기 시작했다. 대신 소모품이 아닌 물건 사진을 찍어놓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들만 파일화 해놓는 편이다. 이렇게 해놓으니 내가 이 물건을 언제 샀는지도 정확히 파악이 가능하고, 교체가 필요한 것은 살펴보고 판단해서 처분하고 교체하거나 앞으로는 절대 안사기로 마음먹거나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파악하기가 수월해서 좋다. 물론 물건이 적다면 이렇게 할 필요도 없겠지만 나는 아주 천천히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고 파악하고 이를 통해서 정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해가고 있다.

의류에 대한 분류는 외투, 상의, 하의 등등으로 구분해놨다. 이렇게 해놓으니 내가 신발 몇 켤레, 상의 몇 벌 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 정확히 알 수 있다. 가끔은 올해에 입은 옷 폴더를 만들어서 무엇을 입었는지 파악도 하고 이를 통해 어떤 옷들을 보낼지 결정하기도 한다. 임시보관폴더를 만들어서 정해 놓은 기간 동안 한번도 안 입는 것을 골라 비우기도 한다.

재테크, 돈관리, 정리, 미니멀 등 여러 책들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갯수를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나처럼 이것저것 많은 물건들에 치여있다면, 그리고 이로 인해 도저히 어떻게 무엇을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면, 막막하다면 종류와 갯수를 파악해나가면서 필요한 것만 남기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파악해서 비워 나가면 뭔가 막막한 감정이 조금이라도 수그러든다.

옷이 많으면 나는 더 이상 매일 입을 옷이 없어 고민하던 것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매 개절마다, 시즌마다 새로운 옷을 구입했다. 옷이 적으면 입을 게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옷장에 옷이 그렇게 많음에도 나는 매일 입을 옷이 없어 고민하고 괴로워했다.

옷을 줄였다. 맘에 들지 않는 옷, 크기가 어정쩡한 옷, 유행이 지나 촌스러워 보이는 옷, 더 이상 사이즈가 안 맞는 옷 등등. 줄이고 줄여 상하의 88개로 줄였다. 나에게는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옷을 줄였는데 부족함이나 초라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입을 게 없지가 않다. 나에게 딱 어울리고, 나에게 편리한 옷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단지 이쁘다는 이유로 옷을 사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가지고 있는 옷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싸거나 비싼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나의 맘에 들고 내 몸에 맞고 어울리고, 소재가 좋은 제품으로 골라야 한다. 이렇게 알면서도 앞으로 몇 번 옷쇼핑에 실패하는 경우도 생기긴 하겠지만, 점점 구입하고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신중해지는 점은 좋은 것 같다.

전보다 적은 데도 괜찮다. 여전히 많다. 여전히 손 안가는 옷이, 안 입는 옷들이 액세사리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영역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파레토의 법칙 20:80. 파레토의 법칙대로 가지고 있는 옷 중 정작 입는 건 20%밖에 안된다. 이번 여름에 한 번 내가 가장 잘 입고 다니는 것들을 정말 설레는 것들만 골라봤다. 역시 2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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