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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레이와 아롱이 고양이들 합사 성공 과정 이야기

레이라는 젖소무늬 코리아숏헤어(코숏) 고양이를 뫼시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엄마가 데리고 온 것이 계기가 되어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자주 활동하는 곳 근처에는 고양이를 키우고 계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곳의 고양이는 밖에서 목줄을 메어 흔히 말하는 멍멍이집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고양이가 새끼를 갖게 되었고 출산을 하였습니다. 고양이 주인분들은 더 이상 고양이가 새끼를 베는 것을 원하지 않아하셔서 수컷을 키우겠다고 엄마에게 새끼들의 성별 구별을 부탁하셨고, 엄마가 성별 구별을 도와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 중 한 수컷 새끼만 남기고 어미를 포함한 나머지 새끼들은 모두 그 분들의 지인들에게 입양을 갔다고 합니다. 새끼와 어미들은 한 달 정도 같이 지내고 뿔뿔히 모두 흩어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 수컷 새끼만 그 곳에서 살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엄마가 그 곳을 들리셨다 그 수컷 새끼 고양이를 만져주고 이뻐해줬는데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붙임성도 좋고, 자꾸 자기를 만져달라고 하고, 가지말라고 쪼꼬만 손으로 붙잡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전에는 안 그랬던 아이가 엄마를 만났던 이후로 계속 크게 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고양이 주인분들께서 고양이를 자주 만져주지 못하시고 관리를 잘 못해주셨는지 아이는 많이 말라있었고, 피부 상태 등이 좋아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종합백신 주사를 한 번도 놓아주신 적이 없다고 합니다. ㅠㅠ....


 엄마는 아이를 안쓰러워하셨고 레이는 우리가 좀 만지면 차갑게 돌아서도 도망가는 고양이였기 때문에 개냥이를 원하는 엄마는 그 아이가 너무 귀엽고, 사람도 너무 좋아하고,  손도 많이 찾는다고 키우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그 동안 거기 있던 시기에 비해 너무 작고 말라서 주인분께 고양이 입양에 대해 한 번 여쭤봤는데 계속 키우신다고 하셔서 바로 알겠다고 말하시고 돌아서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약 일주일 뒤 새끼 고양이의 주인분께서 엄마에게 오시더니 고양이를 만져줄 시간도 없고, 잘 챙겨주고 관리를 해줄 시간적 여유나 상황이 전혀 되질 않는다고 하시면서 엄마에게 데려다서 키워달라고 얘기하셨다고 합니다. 여러번 저에게 그 새끼고양이의 애정어린 행동과 살가움 등을 칭찬하던 엄마를 생각해보면 바로 데리고 왔을 법 한데, 엄마는 현실적인 문제(치료, 금전적인 부담 등)를 레이를 통해서 크게 겪으셨던 지라 데리고 오고 싶은 마음은 컸어도 현실적인 부분이 마음에 걸려 한 번 생각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엄마는 가족들에게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오는 것에 대해서 모두 의사를 물어보고 동의를 구하셨고 우리 가족들은 모두 엄마 마음 가는대로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집에 있는 레이가 사람이 없을 때면 창문쪽이나 문가에 가서 왜옹왜옹하며 구슬프게 울며 우리를 찾을 때가 있었기 때문에 혹시 둘째라도 있으면 서로 의지하며 외로워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몇 일을 고민하셨고 둘째를 입양하기로 마음 먹으셨습니다.


고양이 합사에 대해서 인터넷에서 여러번 검색했고 나름 찾아봤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제대로 알아본 것이 아니였나 봅니다. 완전 처음부터 잘 못해버렸습니다. 초보 집사로서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ㅠ.ㅠ





첫째날 ~ 둘째날: 2일간 완전히 서로 분리 및 격리


둘째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집으로 데려올 때 레이를 다른 방에 격리시켜두고 절대 둘째를 못보도록 하고 둘째를 빨리 다른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둘째의 몸이 너무 더러워서 목욕을 시켰습니다. 데리고 들어오는 방법은 잘 했는데..

목욕을 처음부터 시키면 안 되었다고 하네요..ㅠㅠ

레이에게 둘째의 대소변의 냄새를 맡게해서 서로의 존재를 미약하게나마 파악하게 하고 둘째의 냄새에 익숙해질 바랬습니다. 둘째의 냄새가 나는 나와 엄마가 자신을 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피합니다. 둘째날부터는 방문의 문을 조금 열어 놓으라해서 아주 조금 열어놨는데 모두 집에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에 방문이 열렸나봅니다. 집에 오니 아롱이는 방앞 한 구석에 있고 레이는 부엌에서 엄청나게 긴장하며 경계태세에 있습니다. 레이가 매우 예민해지면서 부엌에서 안 나오려 합니다. 표정과 눈빛이 매우 예민해지고 풀죽은 모습에 엄청나게 경계태세로 돌입하였습니다. 사료를 잘 안먹고 똥도 잘 안쌉니다. 화장실에 거의 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입이 원래 짧고 까탈그럽고 고급이긴한데 맛있는 간식만 먹기 시작합니다.

첫째는 레이 같았으면 목욕은 꿈도 못꾸지만 물 손발에 닿으면 난리난리나는데 둘째는 물이 많이 닿아고 자기를 목욕을 시켜도 얌전합니다. 그리고 침대의 극세사 이불과 우리, 바뀐 환경이 너무 좋은지 오자마자 골골송을 한 50번 이상, 극세사와 우리에게 꾹꾹이를 거짓말 안하고 300번 이상 했습니다. 자면서도 계속 꾹꾹이와 골골송을 미친듯이 합니다. 이런 행동이 바뀐 환경이 너무 좋구나 지금 아이가 너무 행복하구나라고 느껴지는데 그 골골송과 꾹꾹이를 너무 너무 많이 하니까 혹시 애한테 문제가 있나 싶었습니다. 동물병원에 물어보니 바뀐 환경이 너무너무 좋아서 이 행복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어쩔줄 모를 정도로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그런다고 합니다. 이 것은 몇일 지나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사람을 엄청 찾습니다. 만져달라고 계속 그러고 찾고, 품에 찾아와서 품에 포게고 만져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애가 그 동안 많이 못 먹었는지 몸에 뼈가 보일 정도로 너무 앙상하고 말랐습니다. 집에서 몸무게를 재보니 1kg가 나옵니다. 레이가 3개월 반정도 되었을 때 몸무게가 1.3~1.7kg 사이였던 것을 보면 시기에 비해서 많이 마른 것이 맞았습니다. 그리고 딱 보면 얼굴만 크고 몸은 너무 작아서 완전 대두입니다. 목욕 시키고 자세히 보니 눈쪽이 뭔가 투명해보이고 한 쪽눈은 아이라인이 없어서 눈에 혹시 병이있나 싶었습니다. 오자마자 동물병원에 갔는데 3개월 반정도 되었고, 눈은 다행히 정상이고 아이라인은 시간이 지나면 잘 자라면서 생기거나 괜찮아 보일 거라고 하십니다. 안타깝게도 레이처럼 귀에 진드기가 있다고 합니다. 몇 번 귀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걸근이가 들었는지 먹을 것만 보면 엄청 급하게 우걱우걱 먹어댑니다. 눈에 먹을 것만 보이면 바로 가서 먹으려고 난리입니다. 레이는 사료도 한 알 한 알 음미해가며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 좀 배부르면 더 이상 안 먹고, 먹다가 사료를 한 알 떨어트리면 절대 바닥에 떨어진 사료따위는 먹지 않습니다. 레이와 먹는 것이 완전 달라서 레이는 자율급식을 하고 있는데 얘는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체하거나 속이 탈나지 않게 건사료와 습식사료, 간식을 번갈아가며 틈틈히 조금씩 자주자주 주기로 했습니다.

둘째아이에게 종합백신 주사를 맞춰주었고, 밖에 있던 아이라서 충약도 맥였습니다. 레이도 충약을 먹였습니다. 종합백신 같은 주사만 알았는데 멍멍이처럼 고양이도 충약을 주기적으로 맥여야 한다고 하네요. 고양이는 충약을 한 달에 한 번씩 주면 된다고 합니다.

둘째는 잘 때 너무 저를 찾고 꼭 옆에서 품에서 붙어 잡니다. 레이와 너무 딴판입니다. 레이는 잘 때 곁 절대 안주고 붙어서, 손이나 다른 몸이 닿은 경우, 품에서 같이 잔 적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나마 한 15cm정도 떨어진 거리 옆에 자리잡아 자면 고맙습니다 정도입니다. 둘째는 꼭 신체가 닿아야하고, 잠투정도하다가 잠들고, 중간에 깨도 꼭 옆에서 붙어서 자고, 낮잠잘 때도 손을 베게삼아 잡니다. 꼭 사람을 찾습니다. 그 동안 레이도 개냥이라고 좋아했는데 사기당한 기분입니다. ㅎㅎ...ㅋㅋㅋㅋㅋㅋ 진짜 개냥이는 둘째였습니다.

첫째 레이는 둘째를 보거나 둘째이 냄새가 베어있는 우리를 보면 휙 돌아선다고 했지요. 하악질도 엄청하구요. 아빠가 레이한테 두손 두발 다드시는데 잔깜 둘째 보고 한 번 만진 적이 냄새가 났는지 그 전에는 우리만 무시했는데 아빠가 우쮸쮸하면서 만지려고 하니 고개를 휙 돌며 삐진표정을 합니다. 손길을 허락 안합니다. 아빠는 그 것에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다시 우쮸쮸할 수 있게 레이에게 최선의 최선을 다하십니다.

레이의 표정이 풀 죽어있고 안 좋아보여서 최선을 다해 레이의 기분을 풀어주고자 합니다. 레이를 위해 고양이 텐트를 옷걸이와 방석 등을 이용해서 만들어 주었습니다. 레이가 만들때부터 관심을 보였는데 마음에 드는지, 자기 것이라는 걸 알았는지 완성하자마자 바로 텐트에 들어가 자리를 잡습니다. 텐트에 들어가 있으니 예민했던 얼굴 표정과 눈동자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행입니다. 좋아하는 낚시대 장난감으로 열심히 열심히 놀아드리고, 간식도 틈틈히 드리고, 둘째보다 레이를 무조건 우쮸쮸하며 표정을 살펴가며 최선을 다해 보필합니다.

첫째도 둘째도 바뀐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되어 있는 것 같아 Youtube에서 Cat Music Relax라고 검색하면 고양이 음악이 나옵니다. 그 것을 계속계속 몇일 동안 틀어줬습니다. 음악이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긴장되고 예민만 첫째의 얼굴 표정이 점점 예전 처럼 안정을 찾아가고 잠도 편안하게 자기 시작합니다. 방에 격리되어 있어서 답답해하는 둘째도 음악을 들으며 자리를 잘 잡고 코코 잠을 잘 잡니다.




셋째 날 ~ 넷째 날

둘째날에는 둘째를 케이지와 비슷한 첫째와 맞닿지 않는 케이스에 넣어 잠시 서로를 만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첫째가 매우 심하게 하악질을 마구마구 합니다. 둘째는 매우 긴장하고 쫄아있는 모습입니다.

저녁에는 서로 방을 바꿔주기로 하였습니다. 방을 바꿈으로 서로의 냄새를 더 자세히 맡고 존재를 확실히 파악시키기 위해서 였습니다. 다행히 레이가 둘째의 대소변 냄새를 맡아도 하악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롱이를 레이 눈에 절대 안 띄게하여 레이가 좋아하고 많이 있는 방에 데리고 가고 레이도 절대 아롱이를 못보게 만들어서 아롱이가 있는 방에 데려놓았습니다. 아롱이가 있던 방에는 레이와 엄마가, 레이 방과 거실에는 저와 아롱이가 있게 되었습니다. 아롱이는 매우 조심스럽게 거실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모든 물건들의 냄새를 매우 세세하고 자세하게 탐색하며 냄새를 신중하게 맡습니다. 걸음걸이는 매우 조심스럽고 사뿐하게 걷는 소리 하나 나지 않습니다. 아롱이가 많이 긴장하는 모습으로 꼼꼼하게 이곳 저곳 냄새를 신중히 맡습니다. 거실을 돌아다니다가, 욕실로, 부엌으로, 다른 방으로 모든 곳 어떤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열심히 냄새를 맡으며 조심스럽게 돌아다닙니다. 부엌은 한 다섯번정도 계속 왔다 갔다 들락날락 조심스럽게 하네요. 혹시 레이가 싫어할까봐 안방은 안 데리고 갔는데 안방도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냄새를 열심히 맡고 레이 텐트도 냄새 맡고 들어가보기도 합니다.

다행히 레이는 처음에 몇 번 하악질을 하다 침대에 자리를 잡고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잠을 잤다고 합니다. 레이가 있는 방에는 고양이 노래를 계속 틀어놔서 효과가 있었나 봅니다. 아롱이와 다르게 냄새도 안 맡고 돌아다니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고민고민하다 도박을 해보기로 합니다. 레이가 내 방에 온통 아롱이 흔적과 냄새가 가득한데도 가만히 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냥 방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아롱이가 먼저 방으로 들어갑니다. 레이가 아롱이를 보자 하악질을 열심히 합니다. 아롱이는 쫄았지만 하악질을 하지 않습니다. 레이의 경계태세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웃긴건 아롱이는 아무렇지 않아하며 이곳저곳 탐색만 합니다. 레이한테도 슬그머니 다가갑니다. 레이는 하악질을 하면 피하는 척 하면서도 나중에 또 한 번 다가가보고 합니다. 레이가 하악질을 하며 솜방망이를 아롱이한테 휘둘렀는데 아롱이가 배를 깔며 누웠습니다. 서열정리가 된 것 같은데 레이는 화가 안 풀렸는지 솜방망이 펀치와 하악질을 열심히 합니다. 솔직히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이왕 둘이 만난 것 레이가 아롱이를 물든지 말든지 어떻게 되든지 신경꺼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계속되는 레이의 하악질과 예민함과 스트레스 받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그걸 보면서 저도 신경이 곤두서고 계속 신경쓰고 관찰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 아이들이 어떠는지 확인하고 신경쓰고 있습니다. 레이가 공격적인 태세이긴 하지만 보면 시늉만 하고 있습니다. 솜방망이로 아롱이 꼬리를 막 여러번 펀치를 날리는데도 전혀 아프지 않아보입니다. 솜방망이 안마를 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정말 싫고 스트레스 받았다면 아롱이를 세게물고 엄청 싸웠을 겁니다. 그러면 합사 자체가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포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아무렇지 않고 무관심한 척 행동합니다. 두 마리의 공간이 완벽히 분리 되었습니다. 레이는 아롱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경계태세모드입니다. 아롱이는 돌아다니다가도 바로 방으로 들어옵니다.

우리 가족들은 첫째만 우선적으로 무조건 우쮸쮸해주기로 하고, 절대 둘째를 첫째 앞에서 안거나 이뻐해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싸우든 어떻든 절대 무신경, 신경쓰지 않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둘이 뭘하든지 나랑은 상관없다 나는 내 일을 한다는 식으로 행동하였습니다. 레이가 아롱이를 쫓아 다니면서 아롱이 꼬리를 솜방망이로 툭툭 막 연속 펀치도 하고 아롱이가 레이에게 다가가면 레이가 하악질하기도 합니다. 레이가 풀죽어있고 기죽어있으면서 아롱이 있는 방 쳐다보며 눈치보고 그랬는데 기억이 잘 안나는데 엄마가 레이 기를 좀 살려주었더니 그 이후부터는 레이가 당당하게 아롱이를 쫓아다니면서 솜방망이로 건들면서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쫓이고 쫓기는 톰과 제리 같은 모양이 되었습니다. 웃긴건 아롱이가 진짜 뻔뻔한 성격이라고 느낀 것이 그렇게 괴롭힘 당하면 싫어서 방으로 도망가서 안 나오거나 그럴 것 같은데 레이한테 계속 괴롭힘 당하면서도 자꾸 거실로 나오면서 이곳저곳 아무렇지 않게 자기할 일 다하면서 돌아다닙니다. 그 괴롭힘 당하는 와중에도 어떻게 깃털 장난감 하나를 입에 물고와서 방에서 잘 갖고 놉니다. 레이 뒤를 소리 없이 가서 놀래키기도 하는 대범함도 보입니다. 아롱이는 빨리 레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레이한테 자꾸 다가가고 그러는데 레이는 아직 마음이 열리지 않았는지 하악대면서 싫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롱이는 자리를 잠시 피하고 그럽니다. 레이는 또 아롱이가 눈에 안 보이면 찾기도 합니다. 아롱이도 레이가 눈에 안 보이면 어디 갔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레이를 찾네요. 아롱이에게는 더 당당하고 뻔뻔하게 행동하라고 격려해줍니다.

저녁이 되니 아롱이와 레이는 긴장관계와 레이의 경계모드가 풀렸습니다. 언제 풀렸는지 몰라도 이제는 서로 잡기 놀이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더 이상 레이는 아롱이에게 하악질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서로 잡기 놀이를 하면서 서로의 똥꼬쪽으로 냄새를 맡으며 서로를 더 자세히 파악하는 것 같습니다. 레이가 편하게 눕는 것을 여러번 보게 되었습니다. 보면서 레이가 점점 마음을 확실히 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롱이를 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먹고 잠도 잘 잡니다. 배가 많이 땅땅해졌습니다.


아롱이가 온 첫째~둘째날 아롱이는 전혀 그루밍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루밍을 하지 않는 아롱이가 혹시 아픈 곳이나 문제가 있나 싶어서 동물병원에 이 문제로 데려가야하나 했지만 조금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레이가 그루밍을 진짜 잘하는 데 그걸 보고 할 수도 있고, 개월수에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몸무게가 회복되어 현재 비정상적인 상태가 조금 나아진다면 다시 그루밍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3일째에 아주 어색하고 미숙하게 그루밍을 조금 하였습니다. 4일째 그 횟수가 조금 늘더니 5~6일째에는 골고루 그루밍을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11월 1일에 왔을 때 3개월 반~4개월령 추정에 몸무게가 1kg였는데(동물병원에 예약시 몸무게를 물어보셔서 말했는데 여러번 물어보실 정도로 정말 1kg가 맞냐고 믿기 어려워하셨습니다.) 6일 현재 1.3kg로 6일만에 300g이 늘어났습니다. 레이 같은 경우 1주일에 100g씩 늘어나다 80g으로 증가추세가 감소하다 현재는 몸무게 유지 또는 50g 증가 폭으로 몸무게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롱이는 폭풍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합사 성공 4일 후의 이야기를 다른 포스트에 작성하였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레이와 아롱이 합사 성공 과정 이야기2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