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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레이와 아롱이 고양이들 합사 성공 과정 이야기2



다섯째 날


레이가 예전처럼 자기 편한 곳에서 잘 누워 퍼질러 있습니다.

어제보다 아롱이에게 하악질을 하는 횟수가 정말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잡기놀이를 하다가 체력이 방전되면 잠도 푹 자기도 하고 둘 다 쉬야나 응가 모두 잘 봅니다.

레이 화장실이 불투명인데 아롱이가 레이가 화장실 이용하는 것을 레이 민망하게 자세히 관찰합니다.

아롱이가 레이 행동을 보며 하나하나씩 배워나가는 것 같습니다.


원래 레이는 자기 전에 안 놀아주면 새벽에 우다다다를 너무 심하게 해서 밤에 잘 수가 없고, 안 놀아주면 조금 시무룩해보이고 퍼질러만 있는 것 같아서 꼭 낚시대로 놀아줘서 체력을 방진시켜버리는데, 요즘에는 안 놀아주면 자기가 낚시대를 입에 물고 다니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마치 '놀아줘!'라고 하는 것 처럼요.

그런데 어제부터는 서로 잘 노니까 자기 전에 레이를 따로 놀아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여섯째 날


레이가 아롱이에게 하악질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어김없이 아롱이가 레이에게 다가갔습니다. 가까이 있는 것을 레이가 허락해주었습니다.




일곱째 날


아롱이가 레이에게 가까이 다가가도 레이는 전혀 하악질을 하지 않습니다. 놀래도 하악질을 하지 않네요.

서로 잘 놀고 쉬야나 끙가도 잘 합니다. 레이가 아롱이의 화장실을 사용합니다. 자기 화장실은 잘 사용 안 하네요. 자기 화장실은 3층이고 아롱이 화장실은 1층이라 1층이 더 사용하기 편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 동물병원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집을 관찰해보면 4마리 고양이 공간에 화장실 2개 아니면 2마리 고양이 키우는 공간에 화장실 1개가 있던데 고양이 2마리가 한 화장실을 공유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마리+1개가 가장 이상적이고 아니면 마리 수 대로 각각 해주는 것이 좋다고 나오네요. 화장실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화장실은 레이의 3층 화장실은 한 층을 떼어서 각각 2층 화장실로 2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처음에 아롱이가 들어가는 것에 낯설어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잘 들어가서 대소변을 잘 봅니다. 레이도 합사 전 처럼 대소변을 잘 보네요.

레이가 입맛이 까탈스러워서 습식 사료나 간식을 생각보다 많이 잘 안 먹는데 사료 먹는 양이 아롱이 오기 전의 페이스로 잘 돌아갔네요. 사료를 전처럽 챱챱 잘 먹습니다. 저녁에 부엌에서 아롱이와 레이에게 습식사료를 각각 주었습니다. 레이가 잘 먹는 아롱이를 은근슬쩍 두어번 쳐다보더니 평소같으면 습식 사료도 좀 먹다 말텐데 2/3을 먹어치웁니다. 항창 크고 잘 먹어야 할 때인데 잘 안 먹어서 걱정했는데 약간의 경쟁심(?)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롱이는 예전의 레이처럼 아침, 점심, 저녁 때가 되면 부엌으로 와서 맛있는 간식이나 습식사료를 달라고 옵니다. 부엌에서 맛있는 것을 몇 번 먹였더니 부엌에서 맛있는 것을 준다는 것을 귀신같이 알고 때 맞춰 오네요. 처음에 너무 음식을 찾고 탐내고 급하게 먹어서 이거 식습관 안 좋은데 자율급식 못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습식사료도 배부르면 안 먹습니다. 전보다 급하게 컥컥 먹지않습니다. 먹는 속도에 전보다 여유가 생겼네요. 건사료는 자율급식으로 충분히 줍니다. 틈틈히 조금씩 욕심부리지 않고 잘 챙겨먹습니다. 아롱이는 여전히 붙임성도 좋고, 꼭 나나 다른 가족을 찾고, 잘 때도 사람을 찾습니다. 먹는 것도 너무 잘 네요.

저녁에는 전에는 서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놀았다면 이제는 서로 엉켜서 껴앉으며 장난을 칩니다.



여덟째 날


새벽에 아롱이가 곁에 없어서 보니 캣타워 중간에서 아롱이와 레이가 바로 옆에 함께하며 자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이쁘고 귀여워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서로 잘 적응하고 서로 놀고 찾고 하는 모습이 믿기지 않으면서도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



초반 레이가 아롱이를 받아들이는데 많이 예민하고 신경이 곤두서고 기분이 언짢고 스트레스 받아서 많이 걱정되고 미안했는데 몇일 고생하고 금방 잘 아롱이를 받아줘서 참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이제 둘이 서로 의지하면서 우리랑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느끼는건데 고양이는 나에게 힐링해주는 사랑스러운 존재이네요. 멍멍이를 참 좋아하는데 고양이를 키워보니 고양이도 참 좋습니다. 예전에는 고양이를 키워본 적도 없었고, 길고양이들은 손길도 안 주고 쌩하고 도망만가고, 새벽에 발정소리 때문에 잠을 너무 못자서 고양이에 대해서 좋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개가 좋다 고양이가 좋다 서열을 가릴 수가 없을 정도로 두 동물 모두 너무 너무 좋습니다.